세 개의 문이 닫힐 때
2026년 3월 첫째 주, 미국 이민법의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습니다. 3월 4일 연방대법원은 Urias-Orellana v. Bondi 사건에서 만장일치로 망명 신청자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렸고, 3월 9일에는 이민항소위원회(BIA)의 항소 절차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새 규칙이 시행에 들어갑니다. 여기에 행정적 케이스 종결(Administrative Closure)마저 전면 금지되면서, 이민 법정에서 구제를 받을 수 있는 세 개의 문이 동시에 닫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각각의 변화만으로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지만,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이민자의 사법적 구제 경로는 전례 없이 좁아지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민 당국의 판단을 더 폭넓게 존중하라고 했고, BIA는 항소 대부분을 심리 없이 기각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민판사는 사건을 잠시 보류할 권한마저 잃게 되었습니다. 이민 법정에서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가 체계적으로 축소되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잣대, 그리고 좁아진 문
"법은 쉴드가 아니라 칼이다. 문제는 누가 그 칼을 쥐고 있느냐이다. — 브라이언 스티븐슨"
3월 4일, 연방대법원은 Urias-Orellana v. Bondi 사건에서 9대 0 만장일치 판결을 내렸습니다. 잭슨 대법관이 집필한 이 판결의 핵심은, 연방항소법원이 이민항소위원회(BIA)의 망명 거부 결정을 심사할 때 반드시 'substantial evidence(실질적 증거)'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기준 아래에서는 BIA의 사실 판단이 합리적인 근거를 갖추고 있는 한, 설령 연방법원이 다른 결론에 이를 수 있다 하더라도 기존 결정을 뒤집을 수 없습니다.
엘살바도르 출신 우리아스-오렐라나와 그의 아내 사이라 가메스-메히아, 그리고 미성년 자녀는 2021년 미국에 입국한 뒤 망명을 신청했습니다. 우리아스-오렐라나는 고국에서 2016년부터 청부살인업자(sicario)의 표적이 되어, 이복형제 두 명이 총격을 당하고 가족 전원을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엘살바도르 내에서 여러 차례 거처를 옮겼지만 추적이 계속되었고, 결국 미국으로 왔습니다. 그러나 이민판사와 BIA 모두 이러한 위협이 이민국적법(INA) 제101조(a)(42)가 규정하는 '박해(persecution)'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제1순회 항소법원도 이를 인정했으나, 순회법원들 사이에 심사 기준에 대한 의견이 갈리자 대법원이 이 사건을 수리하여 통일된 기준을 제시한 것입니다.
잭슨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신청자의 주장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더라도, 합리적인 사실인정자라면 누구도 박해에 대한 공포가 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지 않았다." 이 판결의 법리적 기반은 1992년 선례인 INS v. Elias-Zacarias입니다. 대법원은 의회가 이후 INA를 개정하면서도 Elias-Zacarias의 심사 기준을 폐기하지 않고 오히려 성문화했다고 보았습니다.
박해의 법적 정의 자체는 여전히 순수한 법률 문제로서 신규 심사(de novo review)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그 정의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이민 당국의 판단에 폭넓은 존중이 부여됩니다. 이민판사나 BIA가 망명을 거부하면 연방법원에서 이를 뒤집기가 한층 어려워졌고, 첫 번째 심리에서의 판단이 사실상 최종 판단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잭슨 대법관이 의견을 집필했고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는 전원 합의라는 점에서, 이 법리가 향후 바뀔 가능성은 낮습니다.
항소의 문턱이 성벽이 되다
"정의가 지연되는 것은 정의가 부정되는 것이다. — 윌리엄 글래드스턴"
대법원 판결보다 더 직접적이고 폭넓은 충격을 줄 변화는 2월 6일 연방관보(Federal Register)에 게재되어 3월 9일부터 시행되는 EOIR(이민법원행정실) 잠정 최종 규칙(Interim Final Rule)입니다. 통상적인 사전 공지 및 의견수렴(notice-and-comment)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포된 이 규칙은 BIA의 항소 절차를 근본부터 재설계합니다.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항소 기한의 단축입니다. 기존 30일이던 항소 제기 기한이 10일로 줄었습니다. 이민판사의 추방 결정을 받은 사람은 이제 열흘 안에 1,030달러의 수수료를 마련하고, 변호사를 구하고, 항소 서류를 준비해야 합니다. 구금 시설에 수감된 상태에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상태에서, 이민법의 절차를 이해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모든 것을 열흘 만에 마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민 법정에서 추방 명령을 받는 사람 중 상당수가 변호사 없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열흘이라는 기한은 많은 이에게 항소를 포기하라는 신호와 같습니다.
한편, 더 근본적인 변화는 항소 심사 자체의 성격이 달라진 것입니다. 새 규칙에 따르면 BIA에 접수되는 모든 항소의 기본 처리 방식은 즉시 기각(summary dismissal)입니다. BIA 상임위원 15명 중 과반수가 전원합의체(en banc)에서 해당 사건을 본안 심리하겠다고 투표해야만 실질적인 항소 심사가 이루어집니다. 이 투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항소 접수 후 15일 안에 자동 기각됩니다. 이민판사 결정일로부터 BIA 기각까지 최단 25일이면 절차가 종결되는 셈입니다. 기존에 BIA는 접수된 모든 항소를 본안에서 검토하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이번 규칙은 그 원칙을 정반대로 뒤집었습니다.
법무부는 이 규칙의 명분으로 적체를 내세웠습니다. 2015년 약 37,000건이던 미결 항소 건수가 2025년 말 20만 건 이상으로 불어났다는 것입니다. 적체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나, 해법으로 항소 심사 자체를 건너뛰는 것은 밀린 진료를 해결하기 위해 진찰 없이 퇴원시키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본안 심리가 허용된 경우에도 양측은 동시에 20일 안에 준비서면을 제출해야 하며, 반박 서면(reply brief)은 BIA가 별도로 요청하지 않는 한 제출이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증거의 제출도, 자발적 출국(voluntary departure)을 위한 사건 환송(remand)도 금지되었습니다.
유예 없는 법정
"자비 없는 정의는 잔혹에 불과하고, 정의 없는 자비는 나태의 어머니다. — 토마스 아퀴나스"
새 규칙이 항소 절차를 좁혔다면, 행정적 케이스 종결(Administrative Closure)의 금지는 이민 법정의 유연성 자체를 제거한 조치입니다.
행정적 케이스 종결이란 이민판사나 BIA가 사건을 활성 심리 일정에서 임시로 제외하는 절차관리 도구입니다. 가족 초청 영주권을 신청했지만 우선일자(priority date) 대기 중인 사람, USCIS에 별도 신청이 계류 중인 사람, 또는 의회에서 관련 법안이 논의되고 있어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경우에 활용되어 왔습니다. 사건이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보류되는 것이므로, 이민 신분을 부여하지도 추방을 면제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당사자에게 시간을 주고, 영주권 승인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그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추방 명령을 받는 상황을 방지하는 장치였습니다.
이 제도는 행정부의 정치적 방향에 따라 부침을 겪어왔습니다. 2018년 세션스 법무장관은 Matter of Castro-Tum 결정을 통해 행정적 종결을 크게 제한했고, 2021년 갈란드 법무장관은 Matter of Cruz-Valdez 결정에서 이민판사와 BIA의 행정적 종결 권한을 복원했습니다. 이번 EOIR 잠정 최종 규칙은 극히 제한된 예외를 제외하고 행정적 케이스 종결 권한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면서, 이를 "사실상의 사면(de facto amnesty)"이라고 규정했습니다. BIA는 최근 결정(29 I&N Dec. 476)에서 한 사건이 13년간 행정적으로 종결되어 있던 것을 예로 들며, 이런 장기 보류를 "임시적"이라거나 "합리적으로 짧은 기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금지가 미칠 영향은 넓습니다. 현재 행정적으로 종결된 상태에 있는 수만 건의 사건이 다시 활성 심리 일정에 올라올 수 있고, 비자 대기 중이거나 다른 신청이 계류 중인 사람들도 추방 절차를 보류받을 수 없게 됩니다. 배우자 초청 영주권의 우선일자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민판사는 더 이상 그 사건을 보류할 수 없고 판결을 내려야 합니다. 이미 약 340만 건 이상의 미결 사건이 쌓여 있는 이민 법정에 보류 해제된 사건들까지 합류하면 적체는 한층 심해질 것이고, 이민판사들은 개별 사건의 맥락을 고려할 여유 없이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압박 속에 놓이게 됩니다.
법정 밖의 대응, 그리고 남은 경로
"권리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켜내는 것이다. — 프레더릭 더글러스"
이 변화들에 대한 법적 대응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2월 26일, Amica Center for Immigrant Rights, Brooklyn Defender Services, Florence Immigrant and Refugee Rights Project, HIAS, National Immigrant Justice Center 등 비영리 법률지원 단체들이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EOIR 잠정 최종 규칙의 시행 전 가처분(preliminary injunction)을 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 규칙이 행정절차법(APA)을 위반하여 사전 의견수렴 없이 공포되었고, 부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했으며, 이민국적법(INA)이 보장하는 행정심사 청구권과 변호인 조력권을 실질적으로 박탈한다고 주장합니다.
뉴욕시 변호사협회(New York City Bar Association)도 이 규칙에 반대하는 공식 의견서를 제출했고, 미국이민변호사협회(AILA) 역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의무적 심사 기관이었던 BIA가 재량적 심사 기관으로 바뀌면서 항소권이 사실상 빈 껍데기가 된다는 것이 법률계의 공통된 우려입니다. 이민 법정은 연방법원 체계가 아닌 법무부 산하의 행정 법정입니다. BIA의 항소 심사가 무력화되면, 이민판사의 결정에 대한 행정부 내의 유일한 견제 장치가 제거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소송의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3월 9일 시행 전에 가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의 Urias-Orellana 판결은 9대 0 만장일치였으므로, 이를 번복할 사법적 경로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연방법원이 BIA 규칙에 제동을 건다 하더라도, 대법원 판결로 인한 사법심사 기준의 변화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세 가지 변화가 동시에 작동하면 하나의 구조가 완성됩니다. 이민판사의 결정이 사실상 최종적이고 유일한 결정이 되는 구조입니다. 행정적 종결로 시간을 벌 수도 없고, 항소를 해도 15명 중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즉시 기각이며, 연방법원까지 가더라도 실질적 증거 기준에 따라 기존 판단을 뒤집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이민 법정의 적법절차 보장 체계에서, 이민판사 이후의 모든 안전장치가 형해화되고 있습니다.
맺음말
이민 절차를 진행 중인 분들에게 이 변화가 뜻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첫 번째 심리(hearing)의 무게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이 커졌습니다. 이민판사 앞에서의 결정이 사실상 유일한 결정이 될 수 있으므로, 첫 심리 이전에 가능한 모든 증거, 전문가 의견서, 국가상황 보고서, 법적 논거를 완비해야 합니다. 망명 사건이라면 박해의 구체적 증거를 빠짐없이 갖추어야 하고, 취소 방어 사건이라면 재량적 구제의 근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항소 기한이 10일로 줄었다는 사실은 절차 전략 자체를 바꿀 것을 요구합니다. 이민판사의 결정이 나온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결정 이전부터 항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변호사 선임과 수수료 준비를 미리 해두어야 합니다. 열흘이라는 시간 안에 처음부터 모든 것을 시작할 여유는 없습니다.
법이 변하고 절차가 좁아지는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대비는 서류의 완결성을 높이는 것입니다. 증거를 빈틈없이 준비하고, 법적 논거를 사전에 정리하며, 불리한 결정에 대한 대응 전략을 미리 수립해 두는 일입니다. 세 개의 문이 닫히고 있지만, 아직 완전히 닫히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D.C. 연방법원의 가처분 판단이 남아 있고, 개별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구제의 여지는 존재합니다. 다만 그 구제를 받기 위한 준비의 수준이, 지금까지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면책 조항: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케이스에 대한 법적 조언이 아닙니다. 이민 관련 개별 사안은 반드시 이민법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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