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배터리 공장 단속 이후, 한미 비자 외교의 향방

2025년 9월 4일,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의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 수백 명의 연방 요원이 들이닥쳤습니다. ICE, FBI, DEA, ATF, 조지아 주 경찰까지 합동으로 투입된 이 작전은 미국 국토안보부(DHS) 역사상 단일 현장에서 실시한 최대 규모의 이민 단속이었습니다. 475명이 체포되었고, 이 가운데 300명 이상이 한국 국적이었습니다. 나머지는 멕시코(23명), 중국(10명), 일본(3명), 인도네시아(1명) 등이었습니다. 76억 달러 규모의 현대 메타플랜트 단지 내에서 건설 중이던 43억 달러짜리 배터리 공장이 하루아침에 단속 현장이 된 것입니다.

체포된 한국인 근로자들의 증언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체포 과정에서 미란다 권리가 고지되지 않았고, 손목·발목·허리에 수갑이 채워졌으며, 휴대전화가 압수되었습니다. 일부 ICE 요원은 북한과 “로켓맨”을 언급하며 조롱했다고 합니다. 이 사건은 한미 외교 분쟁으로 비화했고, 한국 정부는 전세기를 파견해 일부 근로자를 귀국시켰습니다. 현대 CEO는 공장 가동이 2~3개월 지연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공장은 2026년 상반기 가동 예정이었으나, 핵심 기술 인력의 공백으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입니다. 약 50명의 엔지니어가 11월 중순까지 미국에 재입국했고 100명 이상이 B-1 비자를 회복했지만, 상당수 한국인 근로자는 미국에 다시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구금 시설에서의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은 것입니다.

이 사건 이후 한국의 대미 투자와 비자 정책 사이의 모순이 전면에 드러났습니다. 한국은 미국에 3,5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약속한 상태입니다. 공장을 짓겠다는 약속과 그 공장을 지을 사람들의 비자를 보장하지 않는 현실 사이의 간극이, 이제 양국 정상 차원의 의제가 되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수천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 투자를 실현할 인력을 수갑 채워 추방하는 모순 — 이것이 현재 한미 관계의 단면입니다.

◆ 조지아에서 서울까지 — 단속이 외교를 바꾸다

“현재 이민 규칙은 주요 산업 프로젝트의 전문 인력 수요와 양립할 수 없다.” — 이재명 대통령, 초당적 미 상원 대표단과의 회담(2026년 4월)

조지아 단속의 파장은 단순한 이민법 위반 사건을 넘어섰습니다. 한국 정부는 자국민 보호를 위해 직접 나섰고, 이 사건은 한미 동맹의 시험대가 되었습니다. 체포된 317명의 한국인 가운데 약 50명의 엔지니어가 11월 15일까지 미국에 재입국했고, 100명 이상이 B-1 비즈니스 비자를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상당수는 미국에 다시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한국 배터리 업계에서는 “미국 투자를 보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2026년 4월, 이재명 대통령은 서울을 방문한 초당적 미국 상원 대표단과 회담하면서 비자 제도 개혁을 직접 요청했습니다. 메시지는 직설적이었습니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계속 짓기를 기대한다면, 파견 근로자에게 맞는 비자 규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대통령은 Partner with Korea Act에 대한 의회 지지를 공식 요청했으며, 한국의 3,500억 달러 투자와 비자 안정성을 직접 연결시켰습니다. 미국 상원 의원들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요청의 배경에는 규모가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약속은 3,500억 달러를 넘습니다. 현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 등이 배터리 공장, 반도체 팹, 조선 시설에 투자 중이거나 약속한 상태입니다. 2026년 3월 12일, 한국 국회는 이 3,500억 달러 투자를 관리하기 위한 특별법을 초당적으로 통과시켰습니다. 한국 내에서도 대미 투자가 국가적 사안으로 다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투자 총액을 260억 달러로 확대했고, SK그룹은 조지아와 켄터키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에 43억 달러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투자들은 미국의 전기차 공급망과 에너지 전환 전략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 규모와 비자 현실 사이에는 간극이 큽니다. 배터리·반도체 공장의 건설과 초기 가동에는 한국에서 파견된 전문 기술자가 필수적입니다. 이들은 B-1 비즈니스 비자나 단기 체류 자격으로 입국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장에서의 실제 업무가 비자 허용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조지아 단속은 바로 이 회색 지대를 정면으로 건드린 것이었습니다. B-1 비자는 회의 참석이나 계약 협상 같은 단기 업무에 한정되며, 현장에서의 생산적 노동(productive labor)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공장 건설 현장에서 장비를 설치하고 시운전을 하는 작업이 “단기 업무”인지 “생산적 노동”인지는 현행법상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 회색 지대를 인식하면서도 수백 명의 기술자를 파견한 결과가,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현장 단속이었습니다.

한국 배터리 업계의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미국 투자를 보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고, 한국 산업 관계자들은 140조 원(약 1,010억 달러) 규모의 다수 미국 프로젝트 일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투자의 물리적 측면(공장, 장비, 자재)은 계획대로 진행되지만, 인적 측면(기술자 파견, 비자, 체류)이 따라오지 못하면 전체가 멈춘다는 교훈이 조지아에서 확인된 것입니다. 배터리 셀 제조, 반도체 팹 가동에는 한국 본사에서 훈련받은 기술자의 현장 지도가 필수적입니다.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미국인 인력은 단기간에 양성되지 않습니다. 비자 문제로 기술 이전이 지연되면, 공장은 지어졌으되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것은 한국 기업만의 손실이 아닙니다. 미국의 전기차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에도 직접적 차질을 빚는 일입니다.

◆ Partner with Korea Act — 무엇이 달라지나

“한국은 미국 내 E-2 투자비자 발급 2위 국가이다.” — 미 국무부 FY2024 비자 통계

Partner with Korea Act(H.R. 4687)는 한국 국적자를 위한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신설하는 법안입니다. 핵심은 E-4 비이민 비자를 만들어, 매 회계연도 최대 15,000명의 한국인 전문직이 미국에서 전문 직종 서비스(specialty occupation)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호주에만 부여된 E-3 비자의 구조를 참고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을 기반으로 양국 경제 관계를 강화한다는 취지입니다.

발의자는 영 킴(Young Kim, 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며, 상원에서는 멀린(Markwayne Mullin, 오클라호마)과 히로노(Mazie Hirono, 하와이) 의원이 초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2013년 113대 의회에서 처음 발의된 이후 매 의회에서 재발의되어 왔으나 아직 통과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10년 넘게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이지만, 조지아 사건이라는 구체적 촉매가 생긴 지금은 과거와 상황이 다릅니다. 별도로 한국을 E-3 비자 프로그램에 추가하는 법안(H.R. 5534)도 119대 의회에 제출되어 있습니다.

통과 전망은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과거 의회와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조지아 단속이라는 구체적 사건이 발생했고, 한국 정부가 대통령 차원에서 직접 나서고 있으며, 3,500억 달러라는 투자 규모가 미국 의원들에게 정치적 동기를 부여합니다. 조지아, 텍사스, 켄터키, 테네시 등 한국 기업이 공장을 세운 주(州)의 의원들에게는 이 법안이 지역 일자리와 세수에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한국 기업의 미국 공장은 직접 고용뿐 아니라 지역 건설, 물류, 서비스업의 고용도 창출합니다. 이 투자가 비자 문제로 위축되면, 피해는 한국 기업만 보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은 이미 미국 내 E-2 투자비자 발급에서 전 세계 2위입니다. FY2024 기준 6,778건이 발급되었으며,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한국인의 미국 내 사업·투자 참여가 이미 상당한 규모라는 뜻이며, 기존 E-2 기반 위에 전문직 비자를 추가하자는 것이 법안의 실질적 논리입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현재 한국인 전문직이 미국에서 일하려면 H-1B(추첨 경쟁률 높음), L-1(같은 기업 내 전근만 가능), 또는 E-2(상당한 투자 필요)를 거쳐야 합니다. E-4 비자가 신설되면, 한국인 전문직은 추첨 없이 연간 15,000개 쿼터 내에서 전문 직종에 취업할 수 있게 됩니다. 배터리·반도체 엔지니어, IT 전문가, 프로젝트 매니저 등이 직접적 수혜 대상입니다. 현재 B-1 비자의 회색 지대에 놓여 있는 한국인 기술자들에게는 합법적이고 명확한 대안이 생기게 됩니다. 조지아 같은 사건의 재발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이기도 합니다.

◆ 한인 사업자·전문직이 준비해야 할 것

“비자 한 장의 문제가 수십억 달러의 프로젝트를 흔들 수 있다.”

Partner with Korea Act가 통과되면 한국인 전문직에게 연간 15,000개의 새로운 취업 경로가 열립니다. 그러나 법안 통과는 확정되지 않았고 시기도 불투명합니다. 현행 체계 안에서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E-2 투자비자를 보유한 한인 사업주라면 — 뉴욕·뉴저지에서 네일살롱, 세탁소, 식당,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수천 명의 한인이 이에 해당합니다 — 비자 조건과 실제 사업 활동이 정확히 일치하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이민국은 갱신 심사 시 사업의 실체, 투자 금액 유지, 고용 창출 실적을 확인합니다.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사업이거나 투자 규모가 축소된 경우, 갱신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B-1 비자로 미국에 파견되는 기술자라면, 비자가 허용하는 활동의 경계를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회의 참석, 계약 협상, 단기 기술 자문은 허용되지만, 장비 설치나 시운전 같은 현장 작업은 H-1B나 L-1 비자 영역입니다. 조지아 사건에서 문제가 된 것이 바로 이 구별이었습니다. 파견 전에 업무 내용과 비자 유형의 적합성을 이민 변호사와 함께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배터리·반도체 분야처럼 고도의 기술적 현장 작업이 수반되는 경우, B-1 비자의 한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대안을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H-1B는 전문직에 적합하지만 연간 추첨이라는 불확실성이 있고, L-1은 동일 기업 내 전근에 한정됩니다. 각 비자의 장단점과 소요 시간을 파견 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고려해야 합니다.

미국 투자를 계획하는 한국 기업이라면, 이민법 준수 체계를 투자 계획의 일부로 포함시켜야 합니다. 조지아 사건은 공장의 물리적 건설이 순조로워도, 인력의 비자 하나가 전체 프로젝트를 수개월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현대 CEO조차 언론 보도를 통해 단속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76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건설하면서, 그곳에 파견된 수백 명의 비자 상태를 경영진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현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기업뿐 아니라 소규모 E-2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자영업자에게도 동일한 교훈이 적용됩니다. 직원 한 명의 체류 자격 문제가 사업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 자영업자 — 네일살롱, 세탁소, 식당,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분들 — 에게도 이 이야기는 먼 나라 대기업의 일이 아닙니다. 직원의 취업 허가 서류를 확인하지 않는 것, 만료된 EAD(취업허가증)를 방치하는 것, I-9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것 — 규모와 관계없이 이런 실수가 작업장 단속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ICE의 사업장 감사 통지서 발부 건수가 2024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현 상황에서, 소규모 사업체라고 감사 대상에서 제외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칼럼 2에서 다룬 I-9 벌금 규정(건당 288~2,861달러, 고의 고용 시 1인당 최대 28,619달러)은 한인 사업체에도 예외 없이 적용됩니다.

3,500억 달러의 투자와 수갑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비자 한 장이 수십억 달러 프로젝트의 일정을 좌우할 수 있고, 공장 한 곳의 단속이 양국 정상 간 의제가 될 수 있습니다. Partner with Korea Act의 입법 진행 상황은 주시할 가치가 있지만, 법안 통과를 전제로 계획을 세우는 것은 위험합니다. 현행 법 체계 안에서 합법적 경로를 최대한 활용하되, 새로운 입법이 이루어질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한인 사업자와 전문직에게 이민법은 더 이상 사업의 부수적 요소가 아닙니다. 투자와 고용, 파견과 체류의 모든 단계에서 핵심 변수로 다루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조지아의 수갑이 3,500억 달러의 향방을 바꾸고 있는 지금, 이민법은 사업 계획서의 부록이 아니라 본문에 자리해야 합니다.

면책 조항: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케이스에 대한 법적 조언이 아닙니다. 이민 관련 개별 사안은 반드시 이민법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조진동 변호사 사무실

NEW YORK OFFICE (Flushing) 35-24 154th Street, Flushing, NY 11354

(T) 718-353-2699 (F) 718-353-8132

NEW JERSEY OFFICE 560 Sylvan Avenue, 3Fl., Englewood Cliffs, NJ 07632

(T) 201-449-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