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L 보편 임금 대수술과 H-1B·PERM 이중 타격, 한인 IT·취업영주권 자영업의 새 변수

뉴저지 포트리, 뉴욕 플러싱의 한인 IT 컨설팅 회사 사장님들 사이에서 오가는 말이 한결같습니다. “올해 H-1B 추첨까지는 어떻게 넘겼는데, 그다음이 더 무섭다.” 2026년 2월 27일 임금 가중 추첨제가 시행되어 신입(Level I) 선발률이 약 15%로 떨어진 직후, 미국 노동부(DOL)는 한 달 만에 큰 카드를 꺼냈습니다. 보편 임금(prevailing wage) 산정 방식 자체를 20년 만에 새로 짜겠다는 제안 규정입니다. 영향 범위는 H-1B에 그치지 않고 H-1B1, E-3, 그리고 영주권 PERM 노동인증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한인 사회가 가장 많이 의지해 온 두 가지 통로가 동시에 좁아지는 셈입니다.

추첨에서 떨어진 이를 위로하던 자리에서, 추첨에 뽑혀도 임금 부담을 이기지 못해 채용을 접는 회사 이야기로 화제가 옮겨가는 데에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무실에 들어오는 문의 전화의 결도 그렇게 바뀌었습니다. “추첨에 뽑히면 어쩌죠”가 “뽑혀도 임금을 맞추지 못하면 어떻게 됩니까”로 바뀐 것입니다.

1. 17·34·50·67이 바뀐다

“20년을 그대로 둔 자(尺)는, 결국 누군가의 키를 늘리거나 줄인다.”

DOL은 2026년 3월 26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다음 날 27일자 연방관보(Federal Register)에 제안 규정을 정식 공표했습니다(RIN 1205-AC30, Docket ETA-2026-0001). 정식 명칭은 “외국인의 임시 및 영구 고용에 관한 임금 보호 개선”입니다. 핵심은 보편 임금 4단계 가운데 각 단계의 백분위수(percentile)를 일제히 올리는 것입니다.

현행 Level I은 직종·지역별 임금 분포의 17번째 백분위, Level II는 34, Level III는 50, Level IV는 67번째였습니다. 제안은 이를 각각 34, 52, 70, 88번째로 끌어올립니다. 노동통계국(BLS)의 직종·임금 통계 OEWS를 그대로 쓰되, 잣대만 한 칸씩 위로 옮기는 구조입니다. 같은 표를 보고도 누구는 신입, 누구는 경력자로 분류되던 방식이 그대로 유지된 채, 각 칸의 임금 숫자만 한 단계씩 위로 이동한다고 이해하면 가깝습니다.

DOL이 자체 분석한 2020~2024 회계연도 인증 LCA를 토대로 환산하면, 자리 한 곳당 연 평균 약 1만 4천 달러의 임금이 더 들어갑니다. 신입 단계의 인상 폭은 30% 이상이라는 추산이 함께 제시되었습니다. DOL NPRM은 FY2024 인증 LCA의 약 63%가 Level I·II에 집중돼 있고, Level I 보편 임금만 기존 대비 약 33% 상승한다고 분석합니다. 단순히 “조금 올리면 되는” 수준의 조정이 아니라, 같은 자리에 같은 사람을 두기 위해 회사가 새로 짜야 할 예산의 자릿수가 달라지는 변화입니다. 17·34·50·67이라는 숫자는 2005년 이후 20년 동안 그대로였습니다. 그 잣대 위에서 미국 IT 산업의 임금 곡선은 빠르게 위로 휘었고, 그만큼 기준의 아래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여지가 커져 왔다는 것이 DOL의 진단입니다.

2. 다섯 해 전, 같은 시도가 있었다

“지나간 길은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 다시 그 길을 걷는다.”

이번 제안이 처음은 아닙니다. 1기 트럼프 마지막 2020년 10월, DOL은 임시최종규정(IFR)으로 같은 방향의 인상을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Level I을 45번째, Level IV를 95번째 백분위까지 끌어올렸지만,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의 제프리 화이트(Jeffrey White) 판사가 그해 12월 행정절차법(APA)상 의견 수렴 절차를 건너뛴 점을 들어 무효 판결을 내렸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든 “긴급성” 주장은, 학사 학위 보유 노동자의 실업률이 4.8%에 머물던 당시 상황에 비추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판단이 함께 제시되었습니다.

DOL은 이듬해 1월 14일 백분위를 대략 35·53·72·90번째로 낮춘 최종 규정을 다시 냈지만, 이 역시 같은 해 6월 자발적 환송(voluntary remand)을 거쳐 12월에 무효 절차가 마무리되었습니다. 2026년의 이번 NPRM은 그때 절차 흠결이라는 약점을 지우기 위해 60일의 정식 의견 수렴 기간을 두는 형태로 다시 제출된 모양새입니다. 의견 제출 마감일은 2026년 5월 26일입니다. 다시 말해 이번에는 절차상 문제로 손쉽게 막히기 어려운 구조라는 뜻입니다.

물론 절차를 갖췄다고 해서 본안 다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임금 산정 방식의 통계적 타당성, 영세 사업장에 미치는 차등적 부담, 그리고 OEWS 데이터 자체의 한계 등은 의견서와 후속 소송에서 모두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의견 수렴 기간은 60일에 그치지만, 그 안에 들어간 자료는 이후 최종 규정의 본안 적법성을 다투는 자리에서 그대로 다시 호출됩니다. 누가 어떤 자료를 들고 의견서를 내느냐가 그래서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습니다.

3. H-1B 가중 추첨제 위에 다시 얹히는 부담

“두 개의 문은 따로 보아도 좁지만, 같은 사람 앞에 함께 놓이면 더 좁다.”

이 제안 규정이 H-1B 추첨과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따로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2026년 2월 27일부터 시행된 임금 기반 가중 추첨제는 Level IV 등록을 4회, Level III를 3회, Level II를 2회, Level I을 1회 추첨함에 넣는 방식입니다. FY2027 등록자들이 이미 봄에 그 결과를 받아본 상태입니다.

보편 임금 백분위가 다시 위로 옮겨지면, 같은 연봉 숫자를 적어도 종전에는 Level II였던 자리가 Level I로 떨어질 가능성이 생깁니다. 추첨 가중치가 바뀌지 않더라도 Level I 비중이 늘어나면 산술적 선발 확률은 낮아집니다. 예컨대 연봉 11만 달러로 Level II가 적용되던 직종이라면, 새 백분위 기준에서는 같은 11만 달러가 Level I로 분류되어 추첨 횟수가 두 번에서 한 번으로 줄어드는 식의 변화가 가능합니다.

반대로 종전 Level II 임금만큼 지급해 오던 회사가 Level III에 해당하는 임금을 다시 책정해야 하는 상황도 함께 생깁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같은 직원에게 같은 일을 시키면서 인건비만 1만 달러 이상 늘어나는 결과가 됩니다. 이 두 갈래 효과는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같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임금을 올려 가중치를 받자니 인건비가 부담이고, 그대로 두자니 추첨 확률이 떨어지는 구조 안에 한국인 신규 지원자들이 놓이게 됩니다. 다만 이번 NPRM은 FY2027 cap petition(2026/6/30 마감)에 곧장 적용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다수입니다. 새 규정 효력은 의견 수렴·최종화 절차 뒤에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직접적 충격은 FY2028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4. PERM·LCA에 같이 올라타는 영주권 부담

“취업 비자가 출발선이라면, PERM은 결승선 직전의 마지막 언덕이다.”

이번 규정이 다루는 영역은 H-1B에 머물지 않습니다. EB-2, EB-3 영주권을 위한 PERM 노동인증의 보편 임금 결정(PWD)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한인 자영업 가운데 IT 컨설팅, 회계, 의료, 교육, 그리고 지난해부터 PERM 신청을 늘려 온 한식·일식 외식업까지 모두 직접 영향권에 들어옵니다.

제안서가 명시한 것처럼, 이미 발급된 PWD와 승인된 LCA, 그리고 이미 인증된 PERM은 소급 적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효력 발생일 이후에 새로 들어가는 PWD 요청과 신규 LCA에는 새 임금이 그대로 매겨집니다. NPRM Exhibit 19를 합산하면 컴퓨터 프로그래밍 서비스(NAICS 541511) 영세업체의 약 49%가 매출 3%를 넘는 부담을 안는 것으로 계산됩니다. 같은 표는 매출 100만 달러 미만 업체의 61%가 매출 10% 초과 부담을 받는다고 직접 제시합니다.

한인 사회의 한 가지 현실은, 같은 직종이라도 뉴욕 맨해튼이 아니라 뉴저지 외곽의 작은 사무실에서 일할 때 OEWS 임금 자체가 낮게 잡혀 왔다는 점입니다. 백분위가 위로 이동하면, 그 격차의 위쪽 끝이 더 가팔라지는 구조여서 영세 사업장의 부담이 결코 평균값으로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 한인 IT 회사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매출 100만 달러를 밑도는 영세 사업장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평균 1만 4천 달러라는 숫자는 실감이 두 배 이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PERM 단계에서는 새 PWD에 맞춰 채용 공고도 새로 내야 하므로, 광고와 모집(recruitment) 단계의 비용까지 함께 늘어납니다.

맺음말

먼저 의견서를 내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마감 2026년 5월 26일까지 누구든 연방규정공시포털(regulations.gov)에서 자료와 함께 의견을 제출할 수 있습니다. 한인 IT 컨설팅 회사가 마주한 매출 비중, 영세 사업장의 임금 분포, 외식·의료 분야 자영업의 실제 임금 수준 등 우리 쪽 자료가 들어가야 DOL이 최종 규정을 다듬을 때 반영될 여지가 생깁니다. 의견서는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회사명을 익명으로 두더라도 매출, 직원 수, 직종, 지역, 그리고 새 임금 기준이 적용될 때의 영향 추정만 구체적으로 적어 보내도 충분합니다.

실무 차원에서는 두 갈래로 준비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진행 중인 PERM이나 새 H-1B 신청은 가능한 한 효력 발생 이전에 PWD를 확정해 두는 일정 조정이 필요합니다. PWD 한 건이 발급되면, 이후 LCA와 PERM 본 신청에 이르기까지 그 임금이 그대로 따라붙기 때문에, 미리 받아 두는 일이 단순한 행정 편의를 넘어 비용 절감과 직결됩니다. 2026년 하반기에 새로 시작할 케이스는 새 임금을 전제로 직급, 채용 공고, 회계 계획을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지난번 같은 규정이 절차 문제로 막혔던 기억에 기대기보다는, 이번에는 다른 방식의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한인 사회 안에서 임금과 인력의 그림을 가장 정확히 아는 분들의 목소리가 의견 수렴 절차에 정직하게 모일 때, 최종 규정의 모습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번 칼럼이 그 첫걸음에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면책 조항: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케이스에 대한 법적 조언이 아닙니다. 이민 관련 개별 사안은 반드시 이민법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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