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의 시민권 박탈(denaturalization — 한번 취득한 미국 시민권을 연방법원 판결을 통해 박탈하는 것) 소송 대폭 증가
2026년 5월 8일, 미국 법무부(DOJ — Department of Justice)는 전국 연방지방법원에 귀화 시민권자 12명에 대한 시민권 박탈 소송을 일제히 제기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테러 단체에 대한 물질적 지원, 전쟁범죄, 간첩 행위, 미성년자 성적 학대 등 중대한 범죄를 귀화 당시 의도적으로 숨겼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법무부는 이번 12건을 발표하면서 시민권 박탈 소송을 기록적인 속도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고, 복수의 언론은 법무부가 추가적인 시민권 박탈 소송을 대규모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기에 앞서 USCIS(이민국)는 2025년 12월 내부 지침을 통해 현장 사무소에 2026 회계연도 중 매달 100건에서 200건의 시민권 박탈 대상 케이스를 법무부 이민소송부서로 회부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복수의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이는 연간 최대 2,400건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귀화 시민권자라면 이 변화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 수 있는지 기본적인 법률 내용을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과거와 얼마나 달라졌나 — 수치로 보는 변화
“1990년부터 2017년까지 27년간 미국 정부가 제기한 시민권 박탈 소송 건수는 총 305건, 연평균 약 11건이었습니다.” — National Immigration Forum 및 이민법률자원센터(ILRC) 공개 통계 기준
1990년부터 2017년까지 27년 동안 미국 정부가 제기한 시민권 박탈 소송은 총 305건이었고,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11건에 그쳤습니다. 주된 대상은 나치 전범이나 구체적인 인권 침해 가담자처럼 귀화 당시 이미 중범죄를 은폐한 극히 소수의 사례에 국한되었습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기에 건수가 다소 늘었으나 여전히 제한적인 절차에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현 행정부는 월 100건에서 200건을 목표로 삼아 연간 최대 2,400건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민권 박탈 관련 집행 규모가 과거보다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법무부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미 380여명이 초기 소송 대상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시민권 박탈이 더 이상 나치 전범 같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쓰이는 절차가 아니라 이민 단속의 보다 폭넓은 수단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절차가 단기간에 급속히 확대되는 상황 자체가 귀화 시민권자들에게 새로운 법적 현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귀화 후 수십 년이 지난 시점에 시민권 박탈 소송을 받는 사례가 극히 드물었지만, 앞으로는 그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게 된 환경이 되었습니다.
◆ 어떤 근거로 시민권을 박탈하나 — 연방법 제1451조
“8 U.S.C. §1451(a)에 따르면, 시민권 취득(귀화)이 위법하게 취득(illegally procured)되었거나, 중요한 사실의 은폐(concealment of a material fact) 또는 고의적 허위진술(willful misrepresentation)로 취득된 경우, 법원은 귀화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 미국 연방법률 원문
시민권 박탈의 법적 근거는 연방이민국적법(INA — Immigration and Nationality Act, 이민과 시민권을 포괄하는 미국 연방법) 제8편 제1451조입니다. 이 조항은 두 가지 경우에 시민권 박탈을 허용합니다. 첫째는 귀화시민권 취득 자체가 위법하게 이루어진 경우, 즉 귀화 당시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었던 경우입니다. 둘째는 귀화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고의적으로 숨기거나 허위로 진술한 경우입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은 “중요한(material)” 사실이라는 요건입니다. 모든 부정확한 기재가 시민권 박탈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2017년 Maslenjak v. United States 판결에서, 시민권 취득 결과와 인과관계가 없는 사소한 거짓말만으로는 시민권 박탈을 집행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정부는 단순히 허위 진술이 있었다는 사실만 증명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그 허위 진술이 귀화 승인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민 입국 경위, 체포 기록, 과거 범죄 이력, 무장단체 관련서, 박해 가담여부등 귀화 심사관이 알았더라면 추가 조사를 실시하거나 자격 자체를 재검토했을 내용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경우는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무거운 범죄를 은폐한 경우는 물론이고, 입국 방식이나 과거 이민 위반 이력에 관한 고의적 누락도 같은 맥락에서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 민사 시민권 박탈과 형사 시민권 박탈의 차이 — 무엇이 더 위협적인가
“민사 시민권 박탈 소송에는 공소시효가 없습니다. 정부는 귀화 후 수십 년이 지나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이민법률자원센터(ILRC) 공개 자료 기준
시민권 박탈 소송은 민사(civil denaturalization)와 형사(criminal denaturalization) 두 갈래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형사 시민권 박탈은 공소시효가 10년이며, 정부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수준으로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피고인은 국선 변호인을 선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반면 민사 시민권 박탈은 공소시효가 없습니다. 귀화 후 20년, 30년이 지나도 정부가 소송을 제기하는 데 법률상 제한이 없습니다. 국선 변호인 보장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오래전부터 민사 경로를 선호해 왔으며, 현 행정부도 같은 방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민권 박탈 판결이 확정되면 당사자는 원칙적으로 귀화 전에 보유하고 있던 영주권자(LPR — Lawful Permanent Resident, 합법적 영구 거주자) 지위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시민권 박탈의 원인이 된 행위가 동시에 추방(removal)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추방 절차가 바로 시작될 수 있습니다. 시민권 박탈이 반드시 자동적인 추방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범죄 이력이나 사유의 성격에 따라 추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 두어야 합니다. 민사 소송의 시효 없는 특성은, 귀화 시점이 오래됐다는 사실이 이 절차의 위험을 차단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법무부가 관련 케이스 검토를 위한 별도 조직과 인원을 배치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민사 시민권 박탈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사건의 범위는 앞으로 더 넓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 귀화 시민권자가 실제로 점검해야 할 것들
“N-400 귀화 신청서는 체포, 기소, 유죄 판결 이력뿐 아니라 불기소 처분이나 기각된 사건, 봉인(sealed) 또는 삭제(expunged)된 기록까지 전부 공개하도록 요구합니다.” — USCIS 공식 정책 기준
한인 1세대 귀화 시민권자 중에는 수십 년 전 N-400 신청 당시 경미한 범죄 기록이나 오래된 체포 이력을 부정확하게 기재했거나, 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해 기재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USCIS는 지문 채취와 연방 데이터베이스 조회를 통해 신청자의 과거 이력을 확인합니다. 만약 N-400에 허위 기재나 중요한 누락이 있었고, 그 사실이 귀화 심사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면, 현재의 시민권 박탈 캠페인 확대 기조 속에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1967년 연방대법원의 Afroyim v. Rusk 판결은 의회가 시민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시민권을 박탈할 수 없다는 헌법 원칙을 확립했습니다. 그러나 시민권 박탈은 이와 다릅니다. 시민권 박탈은 정부가 법원에서 해당 귀화 자체가 위법하게 이루어졌음을 입증하는 절차로, 애초에 유효하게 성립된 시민권이 아님을 법원이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 헌법 원칙과 충돌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해석입니다. 이러한 법리 때문에, 귀화 시민권자라 하더라도 귀화 당시의 신청 내용과 이력이 이후에도 법적 의미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N-400 신청은 귀화를 받은 후에도 완전히 닫힌 과거가 아니라는 것이 현 집행 환경에서 실질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 지금 점검해야 할 사항
이번 시민권 박탈 캠페인 확대를 계기로 귀화 시민권자들이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는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귀화 당시 제출한 N-400 신청서 사본을 보유하고 있다면 당시 답변 내용을 다시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체포·기소 이력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이 실제 이력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래된 경미한 기록이라도 당시 누락된 것이 있다면, 이민 전문 변호사와 함께 상황을 파악해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둘째, 귀화 이후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실이 있더라도, 그 사실만으로 유효하게 취득한 시민권이 자동으로 박탈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유죄판결의 기초가 된 행위가 귀화 전 또는 귀화 심사 당시의 허위진술, 중요한 사실 누락, good moral
character 판단과 연결되는 경우에는 시민권 박탈 절차와 관련될 수 있으므로 법률 검토가 필요합니다.
셋째, 시민권 박탈 소송이 제기되었다는 법원 서류를 받으면 즉시 이민 전문 변호사에게 연락하시기 바랍니다. 소송 제기 자체가 최종 결정이 아니며, 정부는 법원에서 엄격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연방 민사 절차에 따라 이의를 제기하고 변론할 기회가 보장됩니다.
귀화 시민권 취득은 오랫동안 이민 과정의 마지막 종착점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귀화 과정에서의 정직성, 자격 요건, 중요한 사실의 공개 여부는 취득 이후에도 법적 의미를 가질 수 있으며, 현재의 정책 환경에서 그 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면책 조항: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케이스에 대한 법적 조언이 아닙니다. 이민 관련 개별 사안은 반드시 이민법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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